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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직장생활

회의록 작성법을 알아보자

by Oriyong 2020.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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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 작성 방법을 알아보자.

회의록 작성에 정해진 형식은 없습니다. 대차대조표처럼 대변이 있고, 차변이 있는 게 아닙니다. 그러다 보니 팀마다 다르게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알려주는 곳도 별로 없습니다. 대부분의 팀은 기존에 쓰던 프레임을 주고, 프레임을 채워 넣는 식으로 사용합니다. 업무파악이라는 이름 아래에 신입사원이 맡아서 하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추천하는 회의록 작성 방법을 정리해 봅니다. 이건 저만의 양식입니다. 맘에 드는 부분은 채택,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ㅎㅎ;;

 

기본 양식

제목: 저녁 식사 탕수육의 찍먹, 부먹 논의

일시: 2020.04.27 14:30 ~ 15:00 (30M)
장소: 3F-04 회의실
참석자
 - HR팀: 호돌이(주관), 리용
 - IT인프라팀: 젤리
 - 종합운영팀: 두기

회의안건: 2020.04.27 저녁 식사 때 먹을 탕수육에서 소스를 찍어먹을지, 부어먹을지 결정합니다.
결론: 탕수육 그릇을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찍먹, 하나는 부먹으로 먹자.

대분류
 ㄴ 중분류
   ㄴ 세부내용
    - 화자: 의견

비고사항
젤리님이 04월 12일부로 육아휴직을 떠납니다.

왜 적는가

회의록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기록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적어놔야 알 수 있습니다. 회의를 많이 하는 직책일 경우 많으면 하루 몇 시간씩 회의를 하게 되는데요. 회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뒤섞여서 정리가 필요합니다. 그럴 때 회의록을 살펴보면 도움이 됩니다.

두 번째는 공유입니다. 회의록의 작성 의미는 공유가 큰 의미입니다.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도, 회의록을 보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결론이 어떻게 됐는지 알기 위함입니다. 그렇다 보니, 회의록의 작성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 작성되어야 합니다.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단어 몇 개만 봐도, 그때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참석하지 않은 더 많은 사람들은 잘 정리해서 전달하지 않으면 회의의 내용을 알기 어렵습니다.

 

개요 부분

제목

제목: 저녁 식사 탕수육의 찍먹, 부먹 논의

제목을 적습니다. 제목만 봐도 무슨 회의인 줄 알아야 합니다. 제목에는 주요 회의 안건을 작성합니다. 짧게만 작성해도 됩니다. 요즘 시스템은 내용을 포함해서 검색되서, 검색은 걱정 안해도 됩니다. 그래도 제목만 보고 무슨 회의인지 알 수 있게 작성합니다.

 

일시

일시: 2020.04.27 14:30 ~ 15:00 (30M)

일시를 적습니다. 일시의 포맷은 YYYY.MM.DD HH:MM ~ HH:MM(P)으로 작성합니다. 몇 년 몇 월 며칠로 작성합니다. 몇 년 인지도 작성합니다. 시간이 많이 지나고, 다른 사람이 볼 때 몇 년도 회의인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일을 방지합니다. YYYY.MM.DD 식으로 연도는 4자리, 월은 2자리, 일은 2자리로 맞춥니다. HH:MM의 시간과 분은 0을 채우고, 24시간으로 작성합니다. 9시 8분이면 09:08이라고 앞자리에 0을 채워서 적습니다. 오후 1시가 아니라 13시로 작성합니다. P는 기간을 나타내는데요. 회의에 30분이 걸렸으면 30M, 2시간이 걸렸으면 2H 등으로 작성합니다. 이렇게 작성하는 이유는 날짜 포맷을 통일해서 정렬할 때 유용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다른 회의들도 한눈에 인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당연히 이런 포맷은 정하기 나름이지만, 동일 조직 내에서는 통일된 형식을 쓰는 걸 추천합니다.

 

장소

장소: 3F-04 회의실

회사 내 공통된 회의실 네이밍 규칙이 있다면 그대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혹시 외부 회의라면 건물주소까지 포함해서 작성합니다. "오리용매거진 방문 미팅(서울시 강남구 오리용로 147 오리용빌딩)"식으로 작성합니다.

 

참석자

참석자
 - HR팀: 호돌이(주관), 리용
 - IT인프라팀: 젤리
 - 종합운영팀: 두기

여러 명일 때, 소속이 겹친다면 줄 별로 나눠줍니다한 줄 일 때는 "참석자: 이름(소속), 이름(소속), 이름(소속)" 정도로 작성하면 됩니다. 타업체와의 미팅일 경우 짧아도 회사별로 줄을 나누면 좋습니다. 미팅을 주관하는 사람 이름 옆에는 "주관자"를 표시합니다. 가끔 주관자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럴 때는 주관자를 따로 표시하고, 진행자를 추가로 표시합니다.

 

회의 안건

회의 안건: 2020.04.27 저녁 식사 때 먹을 탕수육에서 소스를 찍어먹을지, 부어먹을지 결정합니다.

안건은 회의의 목적과 결론의 방향을 작성합니다. 문장을 읽었을 때 제목보다 회의의 내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작성합니다. 조금 길어도 괜찮습니다.

 

결론

결론: 탕수육 그릇을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찍먹, 하나는 부먹으로 먹자. 나누기 담당자 종합운영팀 두기.

개인 취향인데요. 저는 회의록 안건 아래에 최종 결론을 작성합니다. 어차피 컴퓨터로 작성하니, 중간에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작성합니다. 결론을 먼저 작성해서 회의 참석자와 미참석자들이 회의록을 볼 때 결론을 먼저 알게 합니다. 그 후에 결론이 나온 이유나, 관련 항목, 세부사항들을 아래에서 확인하도록 합니다. 노트에 펜으로 적어도, 결국엔 컴퓨터로 옮겨서 공유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세부내용

대분류
 ㄴ 중분류
  ㄴ 세부내용
  - 화자: 발언 내용
야근 식대의 효율적인 활용
 ㄴ 탕수육
    ㄴ 맛
      - 리용: 맛에 대한 차이는 별로 없음. 맛보다는 식감에 대한 선호 차이라 생각함.
      - 전체 동의
    ㄴ 식감
      - 리용:  부먹 선호. 먹을 때마다 찍어먹기 귀찮음.
      - 호돌이: 찍먹 선호. 찍어먹어야 탕수육의 파삭함을 유지할 수 있음.
      - 젤리: 먹는데 얼마나 걸릴 것인가. 짧은 시간에 먹는다면 부먹도 파삭함이 살아있음. 오래 걸린다면 찍먹 선호. 예상 섭취 시간 산출 필요.
    ㄴ 대안 의견
      - 두기: 그릇을 반반 나눠서, 하나는 찍먹, 하나는 부먹으로 하자. 나누기 준비와 행위는 본인(두기)이 하겠음.
      - 전체 동의

대분류, 중분류, 세부내용들은 회의 안건과 내용, 팀에 따라 다릅니다. 팀에 맞게 분류화해서 작성합니다. 분류화의 기준은 회의마다 다르겠지만 분류화는 반드시 합니다. 전체 내용을 글로 길게 쓴다면 회의록을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데 너무 오래 걸립니다. 대분류, 중분류, 세부내용으로 최대 3단계 정도까지만 깊이를 작성합니다. 카테고리 분류가 더 깊어지면 내용을 파악하는데 피로합니다. 간단한 안건은 분류 하나에 세부 내용으로 끝나겠죠. 의견 작성 시 화자를 함께 표시합니다. 한참 지난 후에 회의록을 보면 의견이 있긴 한데, 누가 말한 건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화자의 작성은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 R&R)과도 연관되므로 꼭 작성합니다.

 

비고사항

회의 때는 회의 안건에 관련된 내용만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주제 외의 다양한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런 내용들은 비고에 정리합니다. '다음에는 이런 주제로 회의하자' 라던지, 누군가 사이드 프로젝트 의견을 내는 것도 비고에 적으시면 됩니다.

 

확인사항

회의 진행자는 기록이 가능하도록 이야기를 정리해야 합니다. 기능 요청을 받는 회의 때 상대방이 'A 기능이 제작되면 좋을 거 같아요.'라는 표현을 쓴다면 요청을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명확히 해서 회의록을 작성합니다. '가능 여부를 검토하고 가능하면 해달라'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가능 여부 검토 후 응답을 요청하는 것인지 명확히 합니다. 이건 회의록 작성 방법보다는 회의를 이끌어 가는 방식에 가까우니, 다른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같이 볼 수 있는 화면이 있다면, 화면을 다 같이 보며 바로 회의록을 작성해도 좋습니다.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위험도 있지만, 함께 보며 작성하므로, 바로 이견, 오해, 오류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회의록은 회의 종료 후 바로 공유합니다. 보통은 사내에 회의록 공유를 위해 지정된 위치가 있을 것입니다. 없다면 정해야겠죠. 그곳에 시간과 주제에 맞게 분류해서 올립니다. 회의가 끝나면 참석자와 관련자들에게 회의록을 공유합니다. 회의록에 잘못 작성된 내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참석자들은 내용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추가적으로 제목은 재미를 위해 찍먹, 부먹이라고 표현했지만, 회의록에는 찍먹, 부먹처럼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표준어가 기준입니다. 줄임말은 일부의 사람들만 사용하는 용어일 수 있습니다. 회의록은 범용적으로 팀 외의 사람들도 쓰는 단어들로 작성합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들도 봤을 때 알 수 있으니까요. 혹시 줄임말이나 비표준어를 써서 문서 내용을 간단하게 줄이고 싶다면, 범례를 작성해서 검색이 가능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클라: 클라이언트" 식으로 회의록 상단에 기재해 놓습니다.

 

마무리

이해하기 쉽게 하려고 예시를 탕수육 찍먹, 부먹으로 정했습니다. 물론 실무에서의 안건들은 훨씬 어렵고, 답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제별로 분류해서 작성하는 것이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 케이스가 지속되어 쌓이면, 그것 또한 조직의 문화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찌됐건 회의록은 회의의 규모와 무게 상관없이 작성해야 합니다.

최근에는 위키를 지원하는 툴들도 많고,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들에 회의록 기능을 포함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트와 펜으로 업무를 하는 팀이 아니라면 공유 공간에 회의록을 작성하세요. 이런 툴들에는 서식을 미리 지정해놓고, 프레임에 채워 넣는 식으로 업무를 할 수도 있는데요. 헷갈릴 때는 이런 솔루션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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