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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직장생활

자기소개서 쓰는 법. 써야 할 것, 쓰지 말아야 할 것.

by Oriyong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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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서 쓰는 법. 써야 할 것, 쓰지 말아야 할 것.

살다 보면 자기소개를 할 때가 많습니다. 회사에 입사지원서를 넣을 때도 있고, 학교에 입학신청서를 넣을 때도 있습니다. 자기소개서까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모임에 나갔을 때 간단한 자기소개도 우리에겐 늘 있는 일입니다. 자기소개의 방법은 상황마다 다를 텐데요. 이번엔 회사에 입사지원을 할 때 자기소개서 작성 시 유의사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써야 할 내용과 쓰지 말아야 할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다른 대부분의 글에서 다루는 가치관, 인성, 경력사항, 자격증, 어학 능력 등은 당연히 적어야겠죠. 나 잘났으니 뽑아달라고 쓰는 글이니까요. 여기서는 제 나름대로 한 번쯤 생각해볼 내용들을 적어보겠습니다.

 

써야 할 내용

성장 스토리

이건 무슨 말일까요. 다들 쓰지 말라던데... 인자하신 아버지와 자상하신 어머니 사이에서 둘째로 태어나... 같은 성장 스토리를 쓰라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은 생물학적, 신체적 성장이 아닌 지식적, 능력적 성장 스토리를 이야기합니다. 현재 자신이 주력으로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면, 그 능력을 갖추기까지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 작성하면 됩니다.

 

어떤 자격증을 취득했다면, 그 자격증을 왜 땄는지, 따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작성하시길 바랍니다. 잘만 작성한다면 자격증에 떨어졌던 실패의 순간들도 노력의 과정으로 누군가에게는 감동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어떤 특정 기술을 습득했다면, 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밤에 몇 시간씩 며칠간 걸렸는지 작성해도 됩니다. 다른 사람은 며칠이면 하는 걸, 본인은 100일이나 걸려서 부끄럽다고 느끼시나요? 그런 이야기가 결국은 본인만의 스토리가 됩니다. 결국 자기소개서는 사람이 읽습니다.

 

직무 연관성

자기소개서는 자신이 잘났음을 즐비하게 늘어놓습니다. 당연합니다. 사실 그래야 합니다. 하지만 거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의 그 잘남이 업무에서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국어 잘함'이 잘난 점이면, 그 날카로운 능력으로 각종 문서의 오탈자를 잡아내겠다는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경험과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업무에 활용할 것인지도 작성해야 합니다. 읽는 사람이 '이 사람은 이걸 잘하니까 데려다가 여기에 써야겠다.' 같은 생각을 해주길 바라는 건 너무 과도합니다. 

 

지원자 가이드라인

지원사항 필수 내용에 있어야 하는 내용을 작성하지 않습니다. 회사들은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있고, 그 항목들은 당연히 회사마다 다릅니다. 회사의 모집 글에 '이런 이런 내용을 작성해 주세요.'라고 명시해 놨음에도 그 내용을 적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의외로 많습니다. 보통은 자기만의 글쓰기에 빠져서 급하게 작성하면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요. 제출 전에 모집공고의 내용을 자신이 잘 이해하고 반영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관련 경력사항

많은 사람들이 자기소개서에 관련 경력사항을 쓰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우리가 경력사항을 빼먹는다고요? 자기소개서의 작성법을 찾다 보면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했던 내용을 작성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그 분야에서 자신이 했던 일이 지원하는 직무와 관련이 있다면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개발자 경력이 있지만, 개발 회사 이전에 로펌의 경영지원팀에서 근무했던 적이 있습니다. IT회사 개발팀 지원 시에 경영지원팀은 별로 연관성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엑셀을 처음 접했던 그때, 학습을 통해 엑셀의 매크로와 함수를 써서 직원 20명이 각각 3시간씩 걸렸던 업무를 30분 만에 끝낼 수 있는 기능을 만들어서 직원들에게 배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내용은 이력서에는 작성하기 힘듭니다. 이력서는 격자 구조의 표에 들어가기 때문에 제 역할과 직무에 대해서만 작성되기 때문이죠. 지원하는 분야와 관련이 있다면 소속과 상관없이도 쓸 수 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자기소개서에 써지지 않습니다. 아마도 아직까진 성과가 없어서 쓰기 애매한가 봅니다. 성과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됩니다. 어차피 진행형이니까요.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면 알리셔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그런 사람이 매력 있더라고요.

 

쓰지 말아야 할 내용

시간 순서에 의한 진행

우리는 일단 태어납니다. 태어나야 초등학교도 다니고, 중학교도 다니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첫 줄에 자신이 언제 어떻게 태어났는지 쓸 필요는 없습니다.  초, 중, 고등학교의 이름을 순서대로 나열할 필요는 없습니다. 진행 중간에 자신의 탄생설화(?) 같은 걸 적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건 문맥 상이어야 합니다. 사실 자기소개서를 보는 사람들은 지원자의 연대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연대기의 내용 중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써먹으면 좋을 것 같은 내용들을 추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중 자신의 핵심 무기를 먼저 쓰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과도한 솔직함

압니다. 일하려고 지원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은 돈 받으려고 지원하는 겁니다. 일을 해야 돈을 주니까 일을 하겠다고 하는 겁니다. 돈 받으려고 지원하는 거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모든 걸 굳이 겉으로 표현하지 마세요. 일상 생활에서 시크한 솔직함이 멋져보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입사를 지원하는 자기소개서에서는 아닙니다. 집 가까워서 출퇴근 편할거 같아서 지원했겠죠. 다른 회사 지원하는 김에 이력서 돌려쓰려고 지원했겠죠. 연차 마음대로 쓰고, 뷔페식으로 공짜 점심 준다고 하니 지원하는거 글을 읽는 사람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구태여 겉으로 이야기하지 않아도 됩니다.

 

일부로 쓰는 어려운 말

똑똑해 보이려고 어려운 말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나는 이 정도 단어들은 일상에서 쓰는 사람이야.'라는 인상을 줘야겠다는 생각인 듯합니다.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답은 간단합니다. 똑똑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허세가 있는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허세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일부로 준비된 어려운 말은 오히려 거부감을 들게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정신 어쩌고 하는 것보다는 그냥 성실하다고 쓰는 게 좋습니다. 물론 입장이나, 상황, 구성원에 따라 어디까지를 잘난체로 느낄지는 모릅니다. 상대방의 입장도 고려해야겠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써야 합니다. 자신은 잘 알지 못하면서 똑똑해 보이기 위해 쓰는 어려운 말은 좋지 않습니다.

 

거짓말

거짓말은 당연히 안됩니다. 이건 구구절절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업무 외의 당신

자기소개서를 읽는 사람은 당신의 모든 것이 궁금한건 아닙니다. 쓰여 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함께 일하기 좋은 사람인지만을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는 말 그대로 소개서입니다. 자서전도 아니고, 삶에 대한 철학과 그 철학이 생기게 된 과정, 그 과정에서 도와준 친구, 그 친구와 알게 된 계기까지. 그런 모든 것이 궁금하지 않습니다. 이런 저런 자기소개서는 글자 수 제한이 있어서 쓰고 싶어도 못쓰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자율 양식이 점점 많아지고 있으니, 어디까지의 나를 표현할지 선을 잘 그어야 합니다.

 

정리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퇴고의 시간을 가지라는 것입니다. 퇴고를 하려면 초고를 작성하고 적어도 며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업들은 모든 회사에 똑같이 보내는 찍어내는 자기소개서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원자들은 지원할 때마다 각 회사에 맞게 문서를 다시 작성하는데요. 모집 마감일에 가까울 때 급하게 작성하면 퇴고의 시간 없이 바로 문서를 보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미리 작성해서 지인들에게도 보여주고, 퇴고의 시간을 가지라고 말씀드립니다. 새벽 감성으로 썼던 인스타그램이나 페북의 글들이 맨 정신에 보면 얼마나 이불킥을 부르는지 다들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저 개인의 생각입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이 공감하는 내용이 있다면 자기소개서에 적용하면 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저를 포함한 우리들 대부분은 잘난 것 없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마다 쌓아놓은 것이 없는 상황에 현타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자기반성의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자신만의 이야기를 잘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자기소개서 작성하시는데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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